16세에 AI 연구 도구 창업, 기업가치 160억 원… 프란잘리 아와스티의 '실패에서 배우는' 도전

16세에 AI 연구 도구 창업, 기업가치 160억 원… 프란잘리 아와스티의 '실패에서 배우는' 도전
인도계 미국 소녀, GPT-3에서 영감 받아 'Delv.AI' 설립… 챗GPT에 밀린 뒤에도 새 AI 서비스로 재도전
📷 프란잘리 아와스티(19), AI 스타트업 Delv.AI의 창립자. 사진 제공: (출처 표기)
논문 수십 편을 일일이 읽지 않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기만 하면 필요한 데이터를 뽑아 주는 AI가 있다면 어떨까. 16세 소녀 프란잘리 아와스티(Pranjali Awasthi)는 이 질문으로 창업에 뛰어들었고, 설립 1년여 만에 기업가치 약 1,200만 달러(약 160억 원)를 인정받았다.
인도에서 태어나 11세에 가족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로 이주한 프란잘리는 7세에 처음 코딩을 배웠다. 컴퓨터 엔지니어인 아버지가 딸의 호기심을 적극 응원했다. 13세이던 코로나19 시기에는 플로리다국제대학교(FIU) 연구실의 온라인 인턴십에 참여했다. 매주 약 20시간씩 성인 연구원들과 함께 머신러닝 모델과 데이터 추출 작업을 했다.
그 경험에서 문제가 보였다. 연구자들은 흩어진 논문과 PDF, 데이터베이스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느라 많은 시간을 쓰고 있었다. 마침 OpenAI가 GPT-3를 공개했고, 이를 접한 프란잘리는 AI가 정보를 찾고 정리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Delv.AI'다. Delv.AI는 학술 논문, 기업 문서, 온라인 자료를 한곳에 모았다. 사용자가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면 AI가 핵심 데이터를 뽑아 준다. 긴 문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아도 필요한 내용을 얻을 수 있고, 결과를 히트맵이나 차트로 한눈에 볼 수도 있다. 대형 언어모델(LLM)을 연구 현장의 실제 불편에 연결한 것이다.
기회는 사람을 통해 넓어졌다. 프란잘리는 창업 행사 '마이애미 해크위크'에서 실리콘밸리 창업자들과 인연을 맺었다. 이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HF0에 합류했고, 신제품 소개 사이트 프로덕트헌트(Product Hunt)에 서비스를 공개해 주목받았다. 빌리지 글로벌(Village Global), 온덱(On Deck) 등에서 약 45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사업을 키우기 위해 고등학교 과정을 잠시 멈추는 결단도 내렸다.
하지만 이야기는 성공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챗GPT가 등장해 빠르게 발전하면서 누구나 문서를 요약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됐고, Delv.AI의 강점은 점점 흔해졌다. 프란잘리는 이 경험을 숨기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만든 연구 요약 도구가 "챗GPT 때문에 누구나 만들 수 있는 흔한 기능이 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멈추지 않았다. 이후 세계적인 스타트업 육성기관 Y Combinator 출신의 AI 이메일 서비스 'Slashy' 공동창업에 참여해 "행동하는 챗GPT"를 만들었다. 지금은 두 번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새로 선보인 Delv는 사용자의 말투와 받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글쓰기 습관을 학습해, 기계가 쓴 것 같지 않은 '진짜 나다운 글'을 쓰도록 돕는 AI 글쓰기 도우미다. 그는 기계가 쓴 글이 가치를 잃는 이유가 문법이 아니라 '진정성의 부재'에 있다고 보고, 이를 측정하는 연구도 공개하고 있다.
현재 19세인 프란잘리는 미국 IT 매체 TechCrunch와의 인터뷰에서 어린 창업자로 사는 일에 대해 "18세가 넘으니 이제는 좀 더 평범하게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조지아공대에 진학했다가 창업에 집중하기로 한 그는 요즘 실리콘밸리에서 주목받는 10대 출신 창업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프란잘리의 도전은 AI 시대 창업에서 기술만큼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여 준다. 기업 연구실에서 직접 겪은 불편을 문제로 정의했고, 새로운 AI를 누구보다 빨리 연결했다. 그리고 AI 기술이 빠르게 흔해지는 현실 앞에서 방향을 바꿀 줄 알았다. 같은 기술이라도 누구의 어떤 문제를 푸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는 교훈이다.
청소년과 학부모가 함께 알아 둘 점도 있다. AI 서비스는 서비스마다 이용 가능한 나이가 다르다. Claude는 만 18세 이상만 쓸 수 있고, OpenAI는 2026년 8월 청소년 전용 'ChatGPT for Teens'를 내놓았다. 이처럼 서비스마다 청소년 정책이 다르므로, AI로 무언가를 만들어 보고 싶다면 보호자와 함께 연령 기준과 안전 기능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